소설가 황석영 Hwang Sok-Yong
on: 할매
(P) 매불쇼
[정준희의 논]
(P) (주) 명랑사회
誠者,天之道也;誠之者,人之道也。 ( Chéng zhě, tiān zhī dào yě; chéngzhī zhě, rén zhī dào yě. ) ---- 子思 《禮記·中庸》22:7 _____ Der bestirnte Himmel über mir, und das moralische Gesetz in mir. ---- Immanuel Kant (KpV: AA 05: 161.33–36) ________________________ ἃ γὰρ δεῖ μαθόντας ποιεῖν, ταῦτα ποιοῦντες μανθάνομεν (What we have to learn to do we learn by doing.) ---- Ἀριστοτέλης (Nic. Eth. 1103a33)
나랑 능력과 외모 말고 너무 똑같아서 숨을 못 쉬겠는 바이올렛 💔
네버랜드 다이어리 1일차. 비록 삭신이 쑤시고 내 시간도 없긴 해도.
Wim Wenders (2023) Perfect Days 퍼펙트 데이즈
Cinematography by Franz Lustig
2025-01-25 흙의 낮 @거실: 뮤젠
난데... 😌
고모레비: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그리고 그 햇살을 바라보며 느끼는 행복.
> scrap
- William Cuthbert Faulkner (1939) The Wild Palms 야생 종려나무
- Patricia Highsmith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 幸田 文 고다 아야 (1992) 木 나무 <-- 엥, 이거 전혀 모르고 며칠 전 장바구니에 담은.
OST
[Btv/이동진의 파이아키아] 〈퍼펙트 데이즈〉 야쿠쇼 코지 심층 인터뷰
PERFECT DAYS Wim Wenders on How "Ozu's Spirit Looms Large"
From Studio 9 at TIFF
official Trailer
extended Preview: Dog Fight Exercise
Dagger Attack by F/A-18E & F/A-18Fs
2024-07-03 물의 밤 @내 방
기대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
그리고 우정이 사랑. 지키고 싶은 가치들. 스크린 속에서라도.
Danger Zone in the opening scene
Opening scene in: Top Gun (1986)
여는 장면에서 그토록 가슴 터지게 만든 영화. 나만 그랬던 게 아니었다. 제대로 오마주.
Tony Scott (1986) Top Gun
중1 때 학교 갔다 왔더니 책상 위에 놓여 있던 CD. 그 장면이 지금도 생생하다, 아빠.
책상 바로 앞 책장 선반 위, 일본 다녀온 선물로 준 SONY 멀티 플레이어로 실컷 듣고.
500원짜리(대학생 땐 1500원으로 오름) 악보 피아노로 정말 많이 쳤는데, 메인이랑 여옥(러브) 템, 몇 년 후 늦게 나온 하림 템 모두. 옷 갈아 입고 간식 먹고 나서 매일의 루틴. 그때도 몸이 참 고단.
중딩이라 너무 바빠서 본방을 못 보고 토일 재방을 봄.
내가 3부부터 봤구나... 우연의 검열.
여는 타이틀 opening title
결정적인 부분에서 개연성이 없어지는 결점이 있기는 하지만, 유비 사후 촉한 제갈량의 3차에 걸친 북벌은 배경일 뿐, 르 카레를 기본으로 미션 임파서블을 섞고, 장면 연출보단 캐릭터에 집중한 첩보 추리물. 고증은 멀리 날려 버리는 손쉬운 위험을 선택. 그래도 정사와 크게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연의를 따르고 있어 삼국지 팬이라면 드라마 전개상 지루해지거나 황당한 부분에서도 아련한 애틋함에 기대게 된다. 구성이야 원작이 일반적인 경우라면 더 낫겠지만, 조명/촬영이 훌륭. 테이크가 섬세하다.
가치관은 나와 안 맞지만, 최소 이 정도가 내가 집중할 수 있는 복잡도. 생각을 멈출 순 없다면 다른 내용으로 치환하는 치유책. 이렇게 암에 걸린다는 거였구나.
곽회[17]: " 누군가에겐 가장 확고하고 굳은 신념이 약점이 되기도 하지. "
곽회[17]: " 무슨 일이든 마음먹고 공을 들이면 남다른 수준에 이를 수 있지. 일시적인 승패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 "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왜 이렇게 공명이 이해가 잘 가는지. 그에게 애초에 선택지가 너무 없었다. 반대 세력들도 이해가 잘 되고. 여하튼, 고작 삼십 년을 내다보기가 그렇게 어려운가? 자녀들도 있는 이들이. 물론 이 시각으로 개인사가 보이진 않지만. 살리려고 나아간 건데. 키우려고가 아니라.
+
마지막에 직접 정리해 주시네.
좀 더 복잡한 거 없나?
행복을 주는 근력 운동
희망이 생기는 영상. 당장은 피로라도 좀 극복해 보려는 마음이 생긴 정도이지만, 내년 다이어리에 고민 중이던 챌린지 트래커 1 순위가 정해졌다. 고마워요!
한편 로크 리 군이 떠올라. 헤어 스타일은 설마 알고 하신 거? 사실 날 때부터 완벽한 인간상이었다고 할, 노력이 곧 천재성인데다 정직하고 배려심 깊고 겸손하기까지 한, 일상이 살신성인인 인물. 그래도 피보다 진한 가이 센세이의 사랑과 보살핌은 늘 부러웠다. 위험한 수술을 앞두고 일생 중 유일하게 공포에 지고 있던 제자에게 따라서 죽겠다고 약속하는. (한국인과 서양인 기준엔 기괴하기까지 한 열애 관계. 그러나 일본의 유교보다 깊은 불교적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기도.) 어찌 잊겠어? 그 정도의 상상력이 가능한 관계. 자격이 충만했다.
(en) cartridge <-- (fr) cartouche <-- (it) cartoccio <-- carta <-- (la) carta charta <-- (el) khartēs (en= papyrus leaf)
💓💖💘
'카트리지'의 어원 카르투쉬[/슈/시] https://en.wikipedia.org/wiki/Cartouche = (egy) šnw (shenoo) 셰뉴
<== https://en.wikipedia.org/wiki/Serekh
김정선@코리아데일리 2021-04-23: 파라오의 이름이 새겨진 ‘카르투슈’와 파피루스 문화
더 퍼스트@네이버 2016-09-23: 변하지 않는 전통, 고대 이집트의 상징들
Frank Talk@Youtube: Frank Answers: What is a cartouche?
Armchair Egyptology@Youtube: Why did Pharaohs write their names in a Cartouche?
Voices of Ancient Egypt@YouTube: Learn hieroglyphics: Sn (shen, cartouche)
Egy King@YouTube: What do you know about Cartouche
fight scenes
inspired by 古橋 一浩 (Furuhashi Kazuhiro): Rurouni Kenshin (TV series, 1996-1998) 바람의 검심 (TV 애니메이션) & OVA: Rurouni Kenshin: Trust & Betrayal (1999) 추억편 / Rurouni Kenshin: Reflection (2001) 성상편 / Rurouni Kenshin: New Kyoto Arc (2011-2012) 신교토편
based on 西脇 伸宏 (Nobuhiro Watsuki, 1994-1999/2012-2014/2017-) るろうに剣心 -明治剣客浪漫譚 (Rurouni Kenshin: Meiji Swordsman Romantic Story) 바람의 검심 - 메이지 검객 낭만기
starring 佐藤 健 / Satoh Takeru 사토 타게루
무협 영화 팬으로서 21세기에 말라 가고 있던 중 서극의 칠검(七劍, 2005) 이후 오랜만에 감탄한 안무/연기. 배우가 스턴트 이상이라 믿고 착실히 따라가 주는 카메라.(새로운 카메라 워킹에 혼신을 다했던 칠검과 대조적으로 고전적인 풍이다. 눈을 믿기 힘든 넘치는 롱 테이크.) 뮤턴트는 안 좋아하지만(뮤턴트 할 거면 피는 좀 없애 주던지... 애초에 판타지 망가풍과 비장한 사극풍을 오락가락하지만 퓨전이 잘 됨.), 사무라이물 치고는 드물게 역사관이 양호. 여주들도 자기수양/충절형이라 대만족. 소년물 원작답게 애정/우정 관계가 건강해서 반가움. 비틀림 없이 정직, 온유하고 무엇이든 상의하고 합심하는 관계.
[Uplink Cinema] Gladiator - The Impact of Marcus Aurelius & Stoicism
[Like Stories of Old] Stoicism in Gladiator – Meditations II.
이건 편집 좀 하지 말지.
난 논어 좋아 죽는데. 너무 부러워서 괴롭고. 이해가 매번 달리 돼서 자꾸 또 읽게 됨. 재미가 끝이 없음. 구절마다 경중의 차이만 있을 뿐 충격인데, 뻔하다는 건 주해를 통해서라도 원문을 고민하지 않고 번역문만 그대로 읽은 경우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그 '뻔한' 이야기만큼 내 현실들에 위로가 되는 것이 아직까지 없었고. 무엇보다, 살 냄새. 무릎이 스칠 정도의 거리에서 같이 오래 생활한 것 같은, 담담하지만 묵직한 기분. 팔팔한 인물상들.
정진 닦으며 선정 못 넘어가고 있는 나로서는 인욕은 옛 일. 이미 그런 상태에서 인문계로 왔었으니. 대신 비싼 값을 치렀다. 치르고 있고.
맹자. 주자. 그러니 정도전이야말로 대단한 것. 실현시키고 나서 사형당했으니. (살인마 이방원 조상님.) '王道'를 이상이 아닌 '제도'로 만들어 버림. (그 道에서 벗어나면 법적으로 더 이상 王이 아니게 됨. 벗어났는지 여부를 가리는 판단은 공무원 시험에 고득점으로 합격하고 차곡차곡 승진해 온 재상들의 협의로 함. 문과 공무원 시험 교과목은 윤리학, 정치철학, 시문학으로 작문.) 종횡으로 修身이 내습된 정치체제를 구현.
노자는 평생 실천이 힘들어서 늘 부대꼈기 때문에 거꾸로 가깝게 느껴진다. 몰라서 헛손질을 하게 되고 한 걸음도 못 가 자꾸 넘어지니 오히려 눈을 떼지 못하는 것처럼. 이 화백이 하도 좋아라하셔서 그래도 무서워하거나 낯가리진 않게 되었다. 연의나 무협 영화에 기인 광자들이 빠지지 않고 나와서도. 이 분들이 학생 때 공부만 했나 봐. 홍콩 영화도 좀 보고 그러지. 일본 만화를 보거나. 동아시아 영웅상 중에 할리웃 히어로 같이 나이브하거나 상처에 허우적대는 범생은 없음. 제동 씨, 천재네. 하이젠베르크가 겨울 휴가 때 스키장 놀러 갔다가 폭설로 갇히게 되어 날 좋은 날 지붕 위에서 노자 읽다가 낮잠에 들었다 일어나 불확정성의 아이디어가 나왔을 걸. 본인 각색이 있을 수 있지만. 내 십 대의 히어로.
난 묵자가 좀 무서운 냄새가 있다. 투박한(예리하지 못한) 예수 같아.
한비자는 앞에 조금 읽다 말아서 읽었다고 할 수 없지만. 극단적인 정신적 위기에 필사의 동아줄처럼 잡았다가, 아예 등떠밀듯 추락당해 바닥을 치자 모든 '이유'가 산산이 깨지면서 결과적으로 '인욕' 바라밀을 훌쩍 넘어가게 된 극적 경험이었다. 지금도 책장 안쪽에서 고이고이 존재감만 띠고 있다.
그때 반죽음 상태에서 응급실로 찾아갔던 것이 알고 보니 이강수 선생님의 제자이신 이진용 선생님의 문지에서 열린 장자 강의였지. 붕새와 벼룩. 8주 동안 내 모든 질문을 다 풀어 주셨다. 반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영어(English-narration) Christopher Plummer
Der Mann der Bäume pflanzte 독일어(German-narration) Udo Schenk (저화질)
마음의 일광욕.
* lean year [원예학] 흉년(凶年)
전경의 상황들보다 뒤에 풍광에 빠져 정신없었다.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처음 낚싯줄 던지는 법 배우는 어린 시절. 그래서 아역들이 나오는 앞부분이 좋다. 고통도 없고.
브래드 피트가 제일 잘생겼던 영화.
그런데 우리 아빠는 언제나 너만의 박자를 찾으라 했다.
OST by Mark Isham
Nun liebe Kinder, gebt fein Acht
Ich bin die Stimme aus dem Kissen
Ich hab' euch etwas mitgebracht
Hab' es aus meiner Brust gerissenMit diesem Herz hab' ich die Macht
Die Augenlider zu erpressen
Ich singe bis der Tag erwacht
Ein heller Schein am FirmamentMein Herz brennt
Sie kommen zu euch in der Nacht
Dämonen, Geister, schwarze Feen
Sie kriechen aus dem Kellerschacht
Und werden unter euer Bettzeug sehenNun liebe Kinder, gebt fein Acht
Ich bin die Stimme aus dem Kissen
Ich hab' euch etwas mitgebracht
Ein heller Schein am FirmamentMein Herz brennt
Mein Herz brenntSie kommen zu euch in der Nacht
Und stehlen eure kleinen heißen Tränen
Sie warten bis der Mond erwacht
Und drücken sie in meine kalten VenenNun liebe Kinder, gebt fein Acht
Ich bin die Stimme aus dem Kissen
Ich singe bis der Tag erwacht
Ein heller Schein am FirmamentMein Herz brennt
Mein Herz brennt
음악만 들으면 서정미가 넘치는데... ( ..)^
ref. E.T.A. Hoffmann (1816) Der Sandmann
늘 하던 대로 7시에 저녁 식사를 하고 나면 어머니와 우리는 아버지의 작업실로 가 둥근 테이블 주위에 둘러앉곤 했지. 아버지는 담배를 피우시며 커다란 잔으로 맥주도 드셨어. 아버지는 종종 우리에게 신기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는데, 이야기에 열중한 나머지 담뱃불이 늘 꺼져서 내가 파이프에 다시 불을 붙여드려야 했지. 불붙은 종이를 들고 있는 일은 참 재밌었어. 그러나 이따금 아버지는 우리 손에 그림책을 들려주고는 안락의자에 꼼짝 않고 앉아서 말없이 짙은 담배 연기만 내뿜으셨는데, 그럴 때면 우리는 마치 안개 속에 잠긴 것 같았어. 그런 밤이면 어머니는 매우 슬퍼하셨고, 9시만 되면 곧 "얘들아, 이제 자러 가거라. 모래 사나이가 오는 소리가 들린다" 하고 말씀하셨지. 그때마다 실제로 천천히 층계를 올라오는 무거운 발소리가 들렸어. 그래서 나는 그게 모래 사나이라고 생각했지. 한번은 둔중하게 쿵쿵 울리는 그 발소리가 특히 무서웠어. 우리를 침실로 데려가는 어머니에게 나는 물었지.
"엄마, 우리를 늘 아빠에게서 떼어놓는 그 나쁜 모래 사나이는 누구예요? 어떻게 생겼어요?"
"얘야, 모래 사나이는 없단다" 하고 어머니는 말씀하셨어.
"모래 사나이가 온다고 말하는 건, 너희가 너무 졸려서 눈에 모래를 뿌린 것처럼 눈을 뜰 수 없을 거라는 뜻이야."
어머니의 대답에도 궁금증이 풀리지 않은 나는 어린 마음에 어머니는 우리가 무서워할까 봐 모래 사나이가 없다고 말씀하시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나는 모래 사나이가 층계를 올라오는 소리를 늘 들었으니까. 모래 사나이와 우리 아이들에 대한 관계를 좀더 자세히 알고 싶은 호기심에 가득 차서, 나는 마침내 막내 누이동생을 돌보는 늙은 유모에게 물어보았지.
"모래 사나이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에요?"
"나타니엘, 아직 그것도 모르니? 그는 아주 나쁜 사람인데 자러 가지 않으려는 아이들에게 와서 눈에 모래를 한 줌 뿌린단다. 눈알이 피투성이가 되어 튀어나오면 모래 사나이는 그 눈알을 자루에 넣어서 자기 아이들에게 먹이려고 달나라로 돌아가지. 그의 아이들은 둥지에 사는데 올빼미처럼 끝이 구부러진 부리로 말 안 듣는 아이들의 눈을 쪼아 먹는단다" 하고 말했어. 그래서 내 마음속에는 잔인한 모래 사나이가 소름 끼치는 모습으로 그려졌지. 밤에 층계를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면, 나는 공포와 두려움으로 몸을 떨고 눈물을 흘리며 "모래 사나이야! 모래 사나이야!" 하고 더듬거리며 소리쳤어. 어머니는 내게서 그 말밖에 들을 수 없었지. 나는 곧 침실로 뛰어갔지만 모래 사나이의 끔찍한 모습이 밤새도록 나를 괴롭혔어. 유모가 들려준 모래 사나이나 달나라에 있는 그의 아이들의 둥지에 대한 이야기를 믿지 않을 만한 나이가 되었을 때도 모래 사나이는 여전히 내게 무서운 유령으로 남았고, 그가 층계를 올라오는 소리나 아버지의 방문을 세차게 열고 들어서는 소리가 들리면 경악과 공포에 사로잡혔어.
이따금 그는 오랫동안 오지 않다가도 어느 때는 전보다 더 자주 찾아오기도 했어. 그런 일이 여러 해 계속됐지만 나는 그 무서운 유령이 익숙해지지도, 내 마음속에 있는 소름 끼치는 모래 사나이의 모습이 지워지지도 않았어. 모래 사나이가 우리 아버지와 만나서 무슨 일을 하는 걸까 하는 상상에 점점 더 몰두하기 시작했지. 너무 겁이 나 아버지에게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그 수수께끼에 싸인 모래 사나이를 직접 보고, 그 비밀을 스스로 알아내고 싶은 호기심은 해가 갈수록 내 마음속에서 점점 더 커졌어. 모래 사나이는 어린아이들의 마음에 쉽게 깃드는 경이로움과 모험의 길로 나를 데려갔지. 물론 요정이나 마녀, 난쟁이 등등의 무서운 이야기를 듣거나 읽는 것처럼 재미있는 건 없었지만, 그 어떤 이야기보다 더 신기한 건 역시 모래 사나이였고, 나는 책상이나 옷장, 벽에 분필이나 숯으로 아주 흉측하게 모래 사나이를 그리곤 했지.
열 살이 되었을 때 어머니는 나를 아이들 방에서 다른 방으로 옮겨 가게 하셨어. 아버지 방 가까이에 있는 방이었지. 그때도 여전히 9시가 되어 그 미지의 사나이가 집 안에 들어서는 소리가 들리면 우리는 얼른 물러가야 했어. 내 방에서도 그 사나이가 아버지 방으로 들어가는 소리가 들렸고, 곧이어 이상한 냄새를 풍기는 옅은 연기가 집 안에 퍼지는 것 같았어. 어떤 방법으로든 모래 사나이를 한번 보고 싶은 호기심과 더불어 용기도 점점 커졌지. 이따금 어머니가 가시고 나면 얼른 내 방에서 몰래 빠져나와 복도로 나가봤지만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었어. 모래 사나이가 보일 만한 곳에 다다르면 그는 이미 방 안으로 들어간 후였거든. 마침내 억제할 수 없는 충동에 이끌린 나는 아버지의 방 안에 몰래 숨어들어 모래 사나이를 기다리기로 결심했어.
그런데 무려 26분 전 리마스터에 맞춘 새 비디오(싸이코 "밴드" 패스 버전)가 올라왔다.
전래 자장가 가사의 잔인성은 문화권들 일반에서 공통된 것으로 보이는데, 왜 우리나라만 예외인지 아니면 내가 모르는 사례가 있는지 예전부터 궁금했다. 그런데 얼마 전 일본 추리극에서 그 내력을 알게 되었다. 만화/애니 충사에도 암시가 있었지만은. 어쨌든 등유 아닌 전기 시대에 한 쪽 눈이라도 뜨고 있어야 하는 것으로 규칙이 바뀐, 미국식 도시 괴담의 분위기로 거듭난 메탈 버전. 물론 메탈리카를 가사 때문에 듣는 사람은 없겠지만. 덤으로 미국 야구에서 이 곡은 9회말 만루 상황에서 투수들이 극도의 압박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즐겨 듣는 곡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두려움을 이기는 용기를 준다고. 나에게는? '여고'에 취직한 '행운'에 발광하는 수컷들의 유감없는 수작질들에 대한 역겨움을 견디게 해 준 마취제였다. 학부 때 우리 전공에서 교직 이수를 하지 않은 학생은 내가 유일한 것으로 안다. 지금도 '선'과 '생'이라는 글자와 발음이 싫다.
한편 람슈타인은 21세기에 처음 만나서 순수하게 좋다. 마초이즘도 예술로 승화하니 큐트하잖아. 덕분에 남체 혐오증을 극복할 수 있었다. 시각적으로 보수적인 나로서는 수용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나름 애틋해. 무엇보다 음악이 훌륭하니.
Violet: Sie haben mir vom ersten Moment an den Atem beraubt.
공자: 예와 악을 위한 큰 꿈은 후세에 맡길 수밖에...
공자: 그들이 법을 지키는 건 형벌이 두렵기 때문인데, 사람들이 예를 지키고 염치를 알아서 법을 지키는 게 더욱 좋지 않겠습니까? (군주 노정공이 나라를 강하게 하는 방법으로써 제나라의 법치에 대해 묻자)
공자: 인이 우선일진데 살인은 전통이 될 수 없소. (노나라 대부 계손사가 부친의 장례에 순장 풍습에 따라 어린 노비를 죽이려 하면서 전통임을 주장하자)
공자: 자신이 원하지 않는 건 남에게도 시키지 말아야죠. (노나라 계손사가 선친의 유언에 따라 어린 노비를 순장하여 죽이려 하는 것은 효심이라고 공산유가 주장하자)
공자: 기꺼이 살신성인해야지, 어찌 살기 위해 인을 저버리십니까! (노정공이 삼성을 허무는 국책을 중단하려 하자 항변하며)
안회: 제게도 말씀하셨잖아요. 세상을 바꿔 놓을 수 없다면 자신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요. (노나라에서 축출된 공자가 자신을 따라 쫓아온 제자 안회에게 자신의 잘못이 무엇이냐고 묻자)
남자: 어진 자는 사람을 사랑한다고 가르치셨다지요? 그 사람 속에는 저처럼 평판이 나쁜 여자도 속하나요?
공자: 군자는 미인을 얻고자 할 때도 예의를 지킨다는 뜻입니다. (위나라 남자가 [시경]의 한 구절 '요조숙녀 군자호구'에 대해 묻자)
공자: 시 삼백 편을 한마디로 간추리자면, 정이 넘치되 사념이 없는 거죠. (위나라 남자가 [시경]의 남녀 애정에 대해 묻자)
남자: 재물과 미색을 탐하는 게 사내의 본성이라, 차지하려 피를 흘리며 싸우죠. 그것도 천성이니 극복하기 어렵고요.
공자: 어렵기에 군자가 두드러지죠.
공자: 저는 믿습니다. 아침에 도를 알면 저녁에 죽어도 한이 없다고. (위나라 남자가 공자에게 군자로서 고상한 덕망을 갖추는 것을 진정 중요하게 보느냐고 묻자)
공자:전 불편합니다. 속세의 아름다움과 미덕을 함께 원하시니까요.대충 내가 옮기면 ==> (부인이 문제가 아니라) 제가 불편합니다. 덕을 좋아하기를 색을 좋아하듯이 하는 사람을 소신은 아직 보지 못했으니까요. (다음에 한 번 더 볼 수 있겠느냐는 남자의 물음에)
남자: 세인들은 공 대인의 고통을 이해할진 몰라도 그 속에서 일궈낸 진리는 모를 거예요.
공자: 예가 아니면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행하지도 마라. (제자 자로가 위나라 조정의 부름을 받아 떠나게 되자 기뻐하면서도 그의 성급한 성미를 걱정하며)
공자: 후세에 날 이해하는 것도 이 책을 통해서일 테고, 날 오해하는 것도 이 책을 통해서일 것이다.
'나는 당신을 죽도록 사랑합니다'라는 말의 정체는 '나는 당신을 죽도록 오해합니다'일지도 모른다 --- 법정우리는 사랑이라는 착각 속에 상대가 아닌 자기자신만을 끊임없이 사랑하는 게 아닐까 --- 김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