誠者,天之道也;誠之者,人之道也。
( Chéng zhě, tiān zhī dào yě; chéngzhī zhě, rén zhī dào yě. )
---- 子思 《禮記·中庸》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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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r bestirnte Himmel über mir, und das moralische Gesetz in mir. ---- Immanuel Kant (KpV: AA 05: 161.3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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ἃ γὰρ δεῖ μαθόντας ποιεῖν, ταῦτα ποιοῦντες μανθάνομεν (What we have to learn to do we learn by doing.)
---- Ἀριστοτέλης (Nic. Eth. 1103a33)
Sabeth & Gabriel Pérez — La Adivina (= The Fortune Teller) Sabeth Pérezcomposition & vocals / Gabriel Pérezalto saxophone & guitar WDR Big Band / Stefan Pfeifer-Galilea conductor
2024-11 WDR Funkhaus Wallrafplatz
00:00:00 La Muerte Del Angel (Music: A. Piazzolla / Arrangement: G. Pérez)
00:06:07 Dos Palabras (Composer: S. Pérez / Arranger: G. Pérez)
00:19:19 Si Pudiera Vivir (Composer: S. Pérez / Arranger: G. Pérez)
00:28:59 Miniatura (Composer: S. Pérez / Arranger: G. Pérez)
00:36:48 Nos Da (Composer/Arranger: Gabriel Pérez)
00:44:23 Convertidos En Perfume (Composer:/Arranger: Gabriel Pérez)
00:54:29 Eco (Composer: S. Pérez / Arranger: G. Pérez)
01:03:32 Familiar (Composer: S. Pérez / Arranger: G. Pérez)
01:22:27 La Adivina (Composer: S. Pérez / Arranger: G. Pérez)
01:36:42 Peripheral Visions (Music: S. Pérez / Lyrics: G. Pérez)
악단광칠 (Ak Dan Gwang Chil): Kim Yak Dae daeguem / Lee Man Wol piri & saenghwang / Grace Park ajaeng / Won Meon Dong Maru gayageum / Chun Gung Dal percussion / Sunwoo Barabarabarabam percussion / Hong Ok vocals / Myeong Wol vocals / Yoo Wol vocals 2021-11-05 KEXP studio, Seattle
늘 하던 대로 7시에 저녁 식사를 하고 나면
어머니와 우리는 아버지의 작업실로 가 둥근 테이블 주위에 둘러앉곤 했지.
아버지는 담배를 피우시며 커다란 잔으로 맥주도 드셨어. 아버지는 종종
우리에게 신기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는데, 이야기에 열중한 나머지
담뱃불이 늘 꺼져서 내가 파이프에 다시 불을 붙여드려야 했지. 불붙은 종이를
들고 있는 일은 참 재밌었어. 그러나 이따금 아버지는 우리 손에 그림책을
들려주고는 안락의자에 꼼짝 않고 앉아서 말없이 짙은 담배 연기만
내뿜으셨는데, 그럴 때면 우리는 마치 안개 속에 잠긴 것 같았어. 그런 밤이면
어머니는 매우 슬퍼하셨고, 9시만 되면 곧 "얘들아, 이제 자러 가거라. 모래
사나이가 오는 소리가 들린다" 하고 말씀하셨지. 그때마다 실제로 천천히
층계를 올라오는 무거운 발소리가 들렸어. 그래서 나는 그게 모래 사나이라고
생각했지. 한번은 둔중하게 쿵쿵 울리는 그 발소리가 특히 무서웠어. 우리를
침실로 데려가는 어머니에게 나는 물었지.
"엄마, 우리를 늘 아빠에게서 떼어놓는 그 나쁜 모래 사나이는 누구예요?
어떻게 생겼어요?"
"얘야, 모래 사나이는 없단다" 하고 어머니는 말씀하셨어.
"모래 사나이가 온다고 말하는 건, 너희가 너무 졸려서 눈에 모래를 뿌린
것처럼 눈을 뜰 수 없을 거라는 뜻이야."
어머니의 대답에도 궁금증이 풀리지 않은 나는 어린 마음에 어머니는 우리가
무서워할까 봐 모래 사나이가 없다고 말씀하시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나는
모래 사나이가 층계를 올라오는 소리를 늘 들었으니까. 모래 사나이와 우리
아이들에 대한 관계를 좀더 자세히 알고 싶은 호기심에 가득 차서, 나는 마침내
막내 누이동생을 돌보는 늙은 유모에게 물어보았지.
"모래 사나이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에요?"
"나타니엘, 아직 그것도 모르니? 그는 아주 나쁜 사람인데 자러 가지 않으려는
아이들에게 와서 눈에 모래를 한 줌 뿌린단다. 눈알이 피투성이가 되어
튀어나오면 모래 사나이는 그 눈알을 자루에 넣어서 자기 아이들에게 먹이려고
달나라로 돌아가지. 그의 아이들은 둥지에 사는데 올빼미처럼 끝이 구부러진
부리로 말 안 듣는 아이들의 눈을 쪼아 먹는단다" 하고 말했어. 그래서 내
마음속에는 잔인한 모래 사나이가 소름 끼치는 모습으로 그려졌지. 밤에 층계를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면, 나는 공포와 두려움으로 몸을 떨고 눈물을 흘리며
"모래 사나이야! 모래 사나이야!" 하고 더듬거리며 소리쳤어. 어머니는 내게서
그 말밖에 들을 수 없었지. 나는 곧 침실로 뛰어갔지만 모래 사나이의 끔찍한
모습이 밤새도록 나를 괴롭혔어. 유모가 들려준 모래 사나이나 달나라에 있는
그의 아이들의 둥지에 대한 이야기를 믿지 않을 만한 나이가 되었을 때도 모래
사나이는 여전히 내게 무서운 유령으로 남았고, 그가 층계를 올라오는 소리나
아버지의 방문을 세차게 열고 들어서는 소리가 들리면 경악과 공포에
사로잡혔어.
이따금 그는 오랫동안 오지 않다가도 어느 때는 전보다 더 자주 찾아오기도
했어. 그런 일이 여러 해 계속됐지만 나는 그 무서운 유령이 익숙해지지도, 내
마음속에 있는 소름 끼치는 모래 사나이의 모습이 지워지지도 않았어. 모래
사나이가 우리 아버지와 만나서 무슨 일을 하는 걸까 하는 상상에 점점 더
몰두하기 시작했지. 너무 겁이 나 아버지에게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그
수수께끼에 싸인 모래 사나이를 직접 보고, 그 비밀을 스스로 알아내고 싶은
호기심은 해가 갈수록 내 마음속에서 점점 더 커졌어. 모래 사나이는
어린아이들의 마음에 쉽게 깃드는 경이로움과 모험의 길로 나를 데려갔지. 물론
요정이나 마녀, 난쟁이 등등의 무서운 이야기를 듣거나 읽는 것처럼 재미있는
건 없었지만, 그 어떤 이야기보다 더 신기한 건 역시 모래 사나이였고, 나는
책상이나 옷장, 벽에 분필이나 숯으로 아주 흉측하게 모래 사나이를 그리곤
했지.
열 살이 되었을 때 어머니는 나를 아이들 방에서 다른 방으로 옮겨 가게
하셨어. 아버지 방 가까이에 있는 방이었지. 그때도 여전히 9시가 되어 그
미지의 사나이가 집 안에 들어서는 소리가 들리면 우리는 얼른 물러가야 했어.
내 방에서도 그 사나이가 아버지 방으로 들어가는 소리가 들렸고, 곧이어
이상한 냄새를 풍기는 옅은 연기가 집 안에 퍼지는 것 같았어. 어떤 방법으로든
모래 사나이를 한번 보고 싶은 호기심과 더불어 용기도 점점 커졌지. 이따금
어머니가 가시고 나면 얼른 내 방에서 몰래 빠져나와 복도로 나가봤지만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었어. 모래 사나이가 보일 만한 곳에 다다르면 그는 이미
방 안으로 들어간 후였거든. 마침내 억제할 수 없는 충동에 이끌린 나는
아버지의 방 안에 몰래 숨어들어 모래 사나이를 기다리기로
결심했어.
그런데 무려 26분 전 리마스터에 맞춘 새 비디오(싸이코 "밴드" 패스 버전)가 올라왔다.
Metallica (2021, The Black Album) Enter Sandman (remastered)
전래 자장가 가사의 잔인성은 문화권들 일반에서 공통된 것으로 보이는데, 왜 우리나라만 예외인지 아니면 내가 모르는 사례가 있는지 예전부터 궁금했다. 그런데 얼마 전 일본 추리극에서 그 내력을 알게 되었다. 만화/애니 충사에도 암시가 있었지만은. 어쨌든 등유 아닌 전기 시대에 한 쪽 눈이라도 뜨고 있어야 하는 것으로 규칙이 바뀐, 미국식 도시 괴담의 분위기로 거듭난 메탈 버전. 물론 메탈리카를 가사 때문에 듣는 사람은 없겠지만. 덤으로 미국 야구에서 이 곡은 9회말 만루 상황에서 투수들이 극도의 압박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즐겨 듣는 곡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두려움을 이기는 용기를 준다고. 나에게는? '여고'에 취직한 '행운'에 발광하는 수컷들의 유감없는 수작질들에 대한 역겨움을 견디게 해 준 마취제였다. 학부 때 우리 전공에서 교직 이수를 하지 않은 학생은 내가 유일한 것으로 안다. 지금도 '선'과 '생'이라는 글자와 발음이 싫다.
한편 람슈타인은 21세기에 처음 만나서 순수하게 좋다. 마초이즘도 예술로 승화하니 큐트하잖아. 덕분에 남체 혐오증을 극복할 수 있었다. 시각적으로 보수적인 나로서는 수용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나름 애틋해. 무엇보다 음악이 훌륭하니.
요즘 언님 트윗이 잦은데, 작업을 하고 있다기보다는 하고 싶은 마음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떨림을 피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그렇다면 기다려도 되겠다.
나는... 기다릴 만할까?
이것이 믿음의 문제가 될 수 있을지 몰랐어요. 몇 번 알았었지만 설마했지. 그것이 마지막 논문이 되었다는 걸 십 년 만에 알아버렸을 때,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사흘을 우는 내가 무서웠다. 그렇게 어마어마한 크기로 묻혀 있었다는 것을 몰랐다. 원망이었던 줄 알았던 죄책감이. 나조차 이해할 수 없는 이 불합리한 관계의 특이성이. 그냥 인생의 목표가 테뉴어였던 거였구나, 닮고 싶은 모습이 아니었구나, 하고 끊지 못하고. 잘못 보았다고, 잘 나왔다고, 털지 못하고, 왜?
하고 싶은 거 하게 해 줬으니까. 내가 그걸 목숨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특이한 사람이니까. 닮으려고 너무 많이 노력했던 시간들이 있으니까.
친부도 호부를 못 하는데 서자도 아닌 옆집 난민이야 당연한 취급이라며 납득할 순간들이 아니었다는 걸. 노크도 못 했던 불안의 원인은 문 안에서 펼쳐질 사태가 아닌 나에게 있었다는 걸. 다시는 속수무책 겪을 매일의 날씨와 천재지변이 되도록 무방비로 따르지 말아야지 결심했던 것이 나였다는 걸. 하고 싶은 일을 또 못 하게 될까 봐 무서웠다. 너무 거듭, 오래, 여러 곳에서 겪었다. 그래서 내 하늘이 바뀌었다는 걸 몰랐나 봐. 빤히 보면서도 믿지 못했다.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고. 받아들이기 무서웠다. 또 나한테 너무 절대적이 될까 봐. 전쟁이 끝나도 벽장에서 나오지 못한 요정처럼. 정말 점점 어두워지고 추워지는 것만 같기도 했다. 덮고 갈 수 있는 장애가 아님을 몰라서 애써 용기를 낼 필요도 느끼지 못했는데, 실은 굳이 용기 내지 않아도 하늘이 바뀌었다는 걸 아는 것만으로 충분했다는 걸. 벽장 속에서 아무것도 못하는 동안 겨우겨우 알게 되었다. 너무 늦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