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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March 18, 2022

the same hue

언 님 fragile 실물 음반 도착 소식 다음 날 똑같은 색깔로 포장되어 도착한 우체국 택배



이이언 (eAeon, 2020) - Mad Tea Party (feat. Swervy)



Lewis Carroll (1864): 받는 이: 
말하는 토끼를 만난다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함께 모험을 떠났을 어린 시절의 너에게


탁자 위에는 열쇠나 책 대신 작은 병이 하나 놓여 있었다.

"분명히 아까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앨리스는 병을 살펴보았다. 병에는 라벨이 달려 있었는데 이런 글자가 적혀 있었다. 날 마셔요. 

'날 마셔요'는 분명 혹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앨리스는 급하게 서두르지 않았다.

 

-- 오로라 스튜디오 옮김(2016: 7)  

 

Saturday, September 11, 2021

methodology

Max Weber: 경험과학은 그 누구에게도 결코 그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가르쳐줄 수 없으며, 단지 그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 경우에 따라서는 —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가르쳐줄 수 있을 뿐이다. (김덕영 옮김, 2021: 5)


김덕영 (2021): 왜 같은 과학자 공동체 내에서, 그것도 역사학파 경제학이라는 커다란 테두리 안에 있는 과학자 공동체 내에서 세대 간의 대립과 갈등 그리고 투쟁이 일어났을까? 왜 독일 역사학파 경제학의 내부에서는 심지어 아들인 제3세대가 아버지인 제2세대를 살해하는 사태가 일어났을까? [221-222] 

이에 대한 답은 일차적으로 두 집단 사이에 존재하는 근본적인 지적-정신적 입장에서 찾을 수 있다. 독일 역사학파 경제학의 제3세대는 —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베버를 위시한 일군의 제3세대 학자들은 — 사회학과 사회정책에 대해 제2세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입장을 가지게 되었다. 이들 젊은 세대는 독일이 자본주의적 산업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질서와 세력의 다양화, 집단들이나 계급들 간의 대립과 갈등 및 투쟁의 일상화 그리고 사회적 관계의 물화 및 탈도덕화를 인지하게 되었으며, 이 모든 것은 사회정책학회, 아니 역사학파 경제학이 추구하는 이론과 실천의 직접적인 결합 및 사회과학과 사회정책의 직접적인 결합의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사회과학의 과제를 객관적 현상과 과정에 대한 경험적이고 실증적인 인식에서 찾아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사회정책학회와 독일 역사학파 경제학의 젊은 세대는, 엄밀한 의미에서 — 단순히 시간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사회적 행위와 관계 그리고 사회질서를 규정하고 근거짓는 이념과 원리의 의미에서 — 진정한 근(현)대성을 발견하고 이를 실증적인 방법으로, 그러니까 객관적 사실에 대한 경험적 인식에 입각하여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을 통찰했으며, 이에 따라 인식과 행위, 이론과 실천, 과학과 정치, 존재와 당위, 사실과 가치, 분석과 판단 그리고 사회과학과 사회정책 사이의 노동분업과 이에 기반을 둔 상호 협력관계의 의미와 필요성을 절감했던 것이다. 요컨대 독일 역사학파 경제학의 제2세대와 제3세대는 공히 근대를 대상으로 하는 과학, 즉 근대의 과학을 추구했지만, 구스타프 폰 슈몰러를 위시한 노장 세대와 이 세대를 추종하는 일군의 젊은 세대는 근대적인 과학을 구축하지 못한 반면, 막스 베버를 위시한 또 다른 일군의 젊은 세대는 근대적인 과학을 구축했다. 전자는 근대(적인 것)에 대한 전(前)근대적 과학에 머물렀던 반면, 후자는 근대(적인 것)에 대한 근대적인 과학으로 나아갔다. 바로 이 두 유형의 과학이 독일 역사학파 경제학과 사회정책학회에 공존하면서 대립, 갈등 및 투쟁은 불가피해졌으며, 이것이 공적인 형태로 표출된 것이 1909년 1914년 두 차례에 걸쳐 벌어진 가치판단 논쟁이다. [222-223] 


그러니까 내가 '근대성' 개념/역사에 우연히 관심을 가졌던 것이 아니라 단지 메이지 때문이 아니라 이것을 알아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 어느 길을 다시 골라도 여기서 꼭 걸렸으니까. 


Max Weber (1910): 만약 그대가 한 특정한 당위에 대한 관심사에서 진정으로 명료한 이 특정한 가치판단에 따라 행위하기를 원한다면, 그렇다면 그대는, 과학적 경험에 따라 볼 때, 상기한 가치공리에 상응하는 그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런저런 수단들을 사용해야 한다. 만약 이 수단들이 그대에게 적합하지 않다면, 그대는 수단들과 목적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는 그에게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그대는, 과학적 경험에 따라 볼 때, 그대의 가치판단을 실현하는 데 불가결한 수단으로 인해 의도하지 않은 다른 부차적 결과들이 초래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 그대에게는 이 부차적 결과들도 바람직한 것인가; "그렇다"인가 또는 "아니다"인가? 과학은 그 사람을 이 "그렇다"와 "아니다"의 경계까지 이끌 수 있다 — 왜냐하면 이 경계의 차안에 존재하는 것은 모두 경험적 과학분야가, 또는 논리학이 답을 줄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 다시 말해 순수한 과학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그렇다" 또는 "아니다" 자체는 더 이상 그 어떤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양심 또는 주관적 취향의 문제이다 — 어쨌든 그에 대한 답이 다른 정신적 영역에 있는 문제이다. 

-- 김덕영 옮김(2021: 236)


내가 썼는 줄. "가치공리"란 말만 빼고. 나의 시대와 정반대 방향의 흐름 속에서 같은 문제의식을 가졌던 베버. 덤으로 사회학자인 그가 왜 문화 연구를 하게 되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지금 내가 어릴 때부터 싫어하는 사회학의 방법론 텍스트를 고통스럽게 읽고 있는 이유와 매한가지.      


김덕영: 방법론이란, 연구의 절차나 수단을 기술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절차와 수단이 무엇인가를 들여다보는 ‘메타’적인 것 -- 이혜인@경향신문


김덕영: 막스 베버의 '창조적 절충주의' -- 최원형@한겨레 


정독도서관에서 공개 연속 강의하셨을 때 정말 많이 배웠고 복도에서 잠시 뵈었을 때 기억도 강하게 남았다. 면식이 없는 상태였음에도 온전히 100% 제자를 바라보는 눈빛을 받아서. 여태 국내에 chair가 없으시다니, 하여튼 여기 인문계는 만사가 전도되어 있다. 그런데 더이상은 오래갈 수가 없을 텐데.  


Thursday, July 22, 2021

Kim, HongBin, the "fingerless maverick"

의지의 기적에 자연의 기적이 응답해 주기를 빌고 빈다. 

    Sumaira Jajja @Dawn 2021-07-20: Hope fades for missing South Korean amputee climber on Broad Peak 

파키스탄에서는 사람이 기사를 쓰는구나. 이미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은 보기 괴롭지만. 그런데 기자가 가정한 대로 대장과 도착한 러시아 구조팀 사이에서의 언어 문제가 문제가 되었을 것 같지는 않다. 베테랑들끼리. 추락의 충격으로 몸과 장비에 문제가 생겼겠지. 장애 상태에 대한 정보는 김홍빈이란 이름만으로 그들 사이에서는 충분했을 것 같은데, 우리 캠프에서 구조팀으로 요청 장비(주마 2대와 무전기)의 내용이 전달되지 못했던 것이 아닌지? 상황이 너무 잔인해 뉴스 찾기가 무서웠지만, 한국인들 댓글들이 더 끔찍해서, 다른 언어들로 검색하게 되었다. 

"Kim 'the fingerless maverick' went on to do what he loved the most — climb mountains, test the human spirit and overcome adversity."

어릴 때는 나도 '매버릭'처럼 될 거라고 믿었는데... 애꾸눈 선장 하록보다, 식인종의 왕인 삐삐 아빠보다, 검은 바다 해적단보다, 아라곤 더 스트라이더보다 훨씬 더 멋있어서 처음으로 탐나는 별명이에요, 대장. 

+

    김진수 @광주일보 2021-07-21: 김홍빈 구조작업 벌인 러시아 팀, 구조 일지 공개 

의지의 기적에 자연의 기적이 응답해 주기를 빌었는데... 유일하게 무한한 의지에 맞서 '자연'이란 "그저" 한계일 뿐...  

그런데 이런 마음으로는 산에 오르지 못한다 들었다. 산이 자리를 허락해야 오를 수 있는 거라고. 지구 밖에도 지구에도 한 사람 안에도 내가 전혀 모르는 너무 많은 우주들이 있다. 

사랑을 의지라고 여기는 사람만이 그것이 무한한 줄을 안다. 자신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나는 나를 고작 위로나 한다. 의지 없이 할 수 있는. 

++

20일 광주시 산악연맹 보고 보도

23일 중국, 파키스탄 헬기 월경 허용 

+++

26일 수색 중단 결정, 산악인장 준비 

    김진수 @광주일보: 산 사나이, 히말라야의 별이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