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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January 09, 2025

임지은 Lim, Ji Eun (2021) 러시아 형 Russian

  

러시아 형 


러시아에서 형이 왔다 

반복을 싫어하는 형은

나름 노력하지 않는 삶을 살아왔다


형은 아직도 컵에 물을 따르다 흘린다

머리를 감다 윗옷을 버린다

형은 말한다, 반복은 많은 것을 앗아간다고

그중엔 신비도 있다고


노래는 하면 할수록 잘 부르게 되는데

살면 살수록 잘 살아지지 않습니다


당연합니다

잘되는 게 이상한 겁니다


형은 조언한다, 인생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가져보라고

실패는 반복할 수 있지만 늘 새롭다고

그래서 신비롭다고


Sunday, July 01, 2018

der Spiegel (27/2018) "Schland unter"



https://magazin.spiegel.de/SP/2018/27/158150065/index.html

나도 충격을 받았으니 오죽하랴마는, 그래도... 아니, 뭘 이렇게까지?
어휘력이 모자라서 정독하지는 못 했지만, 뢰브의 시대와 함께 메르켈의 시대도 갔다는 식으로 경제와 정치의 위기를 (아마 굉장히)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단순히 축구 대표팀의 상황과 비유 또는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연방의 총체적 난국이라는 논평 기사를 더구나 타이틀로 걸었다. (솔직히 나로서는 그들의 나름 유서 깊은 근본적인 자긍심을 새삼 절감하게 되었을 뿐이지만. 루쉰적인 Patriotismus이라고나 할까?) 유연성과 창의력이 없어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몽상주의자에다 쓸데없이 엄숙한 지도자로서의 무능을 뢰브와 메르켈의 공통점으로 꼽으며. (내 눈엔 뢰브는 착하고 점잖지만 치밀하고, 메르켈은 너무 논리적이고 냉정하게 현실을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한 나머지 언제든지 입장을 바꿔 가며 대책을 강구하는 무서운 사람인데.) 그러나 대안이 없다고. (그렇게 대안을 찾다가 AfD에 13%나 줬던 거니?)

축하한다는 인사가 고마워 오랜만에 안디와 대화를 하게 되어 들어 보니, 일이 년 전부터 문제가 많았다고 하는데. 단순히 경기 한 번 졌다고(라는 것도 말이라고 뱉는 나는 역시 축구팬이 되지는 못하는 건가? 어쨌든 우리 대표팀이 이기지 않았다면 이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지는 않았을 거잖아...) 이러는 것은 아닌 것 같지만. 글쎄, 잘은 몰라도, 선수층의 세대 교체기에 전력에 일시적인 틈이 생긴 정도 아니야?

스포츠 전문지라면 몰라도 몇몇 다른 종합 뉴스 채널에서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월드컵 조별 리그 탈락에 "국망"의 충격을 느끼는, 독일인의 축구에 대한 사랑을 넘어선 거의 혼연일체감. "der Staat"에 대한 거의 세계 최고 수준의 비판적 시민 의식 이면에 "der Bund"라는 이름으로 박동을 멈추지 않는 자긍심장. 그리고 여전한 커버 아트 센스. (앱 버전에는 애니메이션도 들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