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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ne 29, 2024

Sailor Pro Gear Iris Nebula

Sailor Professional Gear Iris Nebula (*Cosmos Series '2024 Limited)  


졸지에 나의 첫 21K 촉. 전세계 1500 자루 한정. 

주말에 세 개의 다양한 마감이 몰려서. 심지어 하나는 놓치는 초유의 사태를 발동시킨 후, 쇠약한 상태로 낯선 단위의 가격에 현실감을 잃은 채 심신충전을 도모한다는 핑계로. 

이로써 하사품이 내 소장 목록 최고급기 자리를 내주게 되었다. (대신 열심히 써 줄게. 프랑스어 본격 시작할 거니.)

M촉을 원했지만(일본 M이 유럽 F보다 가늘어), 고민 끝에 F로. #11-4060-240

Iris Nebula Fine. "아이리스 이상 없다. 오버." 이런 느낌도 들고.  

솔직히 예쁘진 않았다. 아이 장난감 같고. NASA에 관광 가면 기념품점에 놓여 있을 것 같은. 데몬은 이미 몇 자루 가지고 있지만 특별히 취향은 아니고, 스파클링처럼 과한 펄 입자는 원칙적으로 사양. 하지만 피니얼만은 설레게 마음에 들었다. 결정적으로 처음 봤을 때 입이 벌어진 이유는 상징 이미지 때문. 코스모스 연작이란 타이틀을 몰라도 눈에 먼저 우주다. 투명 배럴 속 은장 카트리지도 마치 우주선이 촉 부품(이럴 땐, nib parts)과 도킹한 모습처럼 보이잖아. 축소된 스펙타클이라고 해야 하나? 내 손바닥 안에 들어오고 싶다는 앙증맞은 욕망으로 탱탱한. 

베겟머리 필담 연작 여름밤을 놓친 아쉬움도 이 '한여름 밤의 꿈' 속 '숲' 속 하늘 버전으로 달래지고. 마침 장마라는데. 에, 또, 논문 말고 공부 말고 책이나 보고 싶어지면... 전집이 고이 모셔져 있지만... 참아야 되나? 

아이리스 성운(NGC 7023)은 콜드웰 천체(Caldwell) 중 세페우스(Cepheus) 자리(C4)에서 돌고 있다. 스스로 발광체는 아닌데, 우주 먼지로 빛을 반사하는 반사 성운이라고. 여기서 또 한 번 무너짐. 내가 생판 인문학이라는 걸 하기로 한 그 마음이다. 



NGC 7023 
by David Butler@YouTube
from howfarawayisit.com



by Only Facts@YouTube



by Marco Andretto@YouTube
with Nikon D300



by Astronomy Picture of the Day - APOD@YouTube



NASA Hubble Space Telescope || Zoom into The Galaxy NGC 7023
by Cheer Refresh Channel@YouTube


얘랑 있으면 외롭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아이처럼~ 

대학생 시절 별명도 있고. 검은 상복을 입은. 작년부턴 권총 대신 펜을 소지하고 다닌다.   

내 피부 색조에 맞추려면 우미조코 카라 타이요(Umizoko kara Taiyo) 컬렉션이 더 맞았겠지만. 

컬러버스 네뷸라 프로젝트의 아이리스 성운은 펄 잉크라 사지 않기로 함. 대신 사장님께 만요 잉크 카키츠바타(Kakitsubata)를 청원했다. 일본 붓꽃(Japanese Iris) 색. 

(제출용 말고) 기밀 연구 노트를 이걸로 잘 쓰고 산다면 사치도 아니게 될세. F촉으로 한 김에 빼곡히. (그렇다면 사부께서도 괜찮다 하시겠지. 비록 유가의 심성은 수취인 불명.)

결국 플라스틱으로 만든 이야기를 산 셈. 

국민들이여, 고맙습니다! cJ2  ...... 납세액이 더 크군.


+

세 번째 만요도 다 예쁘던데... 어떡하지? 제안서를...

기실 과자 연작이 더 취향. 취직 기적이 일어나면? 

애물단지 만엽이와 아끼는 세리가 있지만. 원탑은 한정판으로 가질 수 없어진 베갯머리 필담(마쿠라노소시) 여름밤이라는. 여전히 심쿵한. 공한증을 잠재우는 색감. 토토로의 하늘. 


Thursday, November 26, 2020

천문: 하늘에 묻는다 Forbidden Dream (2019, 허진호 Hur, Jin-ho)

허진호 (Hur, Jin-ho, 2019) 천문: 하늘에 묻는다 Forbidden Dream 

https://en.wikipedia.org/wiki/Forbidden_Dream

 
조성우 곡 (2020) 문풍지에 별과 꿈을 새기다

대화가 이 정도는 통해야 대화를 하든 말든 하지. 

같은 꿈을 꾼다는 것의 의미를 알려면 그 꿈을 알고 공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같은 꿈을 꾼다는 것은, 같은 것을 보면서도 내가 보는 것과 그가 보는 것이 다름을 알고 그는 그의 길로 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나의 길로 가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 길의 끝에서 만나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길에서 새로 보이는 것들을 그때마다 서로 들려 주고 듣는 것이다. 그러면 한마음이 된다. 폭발하듯 커진다.  

그렇게 같은 마음이 되는 기분이 어떠한지 나도 안다. 평생 한 번도 못 겪어 보고 죽는 사람도 많으니 이미 나는 행복한 걸까? 아니면 다시 느끼지 못해 늘 허덕이는, 다른 것은 보지 못하고 이것만 찾아 헤매며 사는 삶이란 가여운 걸까? 
 
착해야 머리가 좋다. 아이큐나 지식과는 무관하다. 남들이 하찮게 여기는 것에서 귀함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남들이 못쓸 것이라 버리기 바쁜 것들이, 누군가 가만히 간직하는 것조차 견디지 못해 갖은 비난과 공격을 퍼붓고 틈만 나면 부수고 죽이려는 것들이 실은 얼마나 소중한지를 안다면, 그 상황 자체가 그것들을 사수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목숨을 걸고 지켜야만(武) 하는 것이 있으면 없던 능력들이 생기고, 게다가 어떤 처지에 있더라도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포기를 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절대로 머리가 좋아진다. 

다른 수작들은 뻔히 읽히기 때문에 웃음이 나는 것이다. 치루는 대가가 무엇인지 헤아리지 못하거나 구원 받으리라 믿거나 보상을 기다리거나 고통을 고통으로 느끼지 못할 만큼 모자라서가 아니다. 그것은 우월감에서 나오는 냉소나 비웃음이 아닌 그냥 단순한 웃음이다. 의무나 희생이 아니었듯이 행운도 능력도 아닌,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강요나 폭력 속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사실과 그 방법을 알기 때문이다. 착하면 세상은 그를 절박하게 만든다. 절박한 상황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고 그 상황을 바꾸기로 결정하는 순간부터, 소중한 것을 반드시 살리겠다고 결심할 때, 상황이 불리하고 위험할수록 더욱 머리가 좋아지기 시작하는 것은 사람을 만든 자연의 이치다. 물론 뜻대로 되리란 법은 당연히 없다. 현실을 뛰어넘을 수 있게 되어서가 아니라 모든 것들이 그대로 드러나 눈에 훤히 보이게 되면 웃음이 나는 것이 사람이란 종의 이상한 특징이다. 웃을 수 있는 것은 조건이 좋아서든 능력이 뛰어나서든 여유가 있기 때문이거나 또는 미쳤기 때문이라고 여기는 그 생각이 읽힐 때마다 사람으로 태어나 왜 사람으로 살지 않는지 궁금할 뿐이다.  

그래서 착하다는 것은 다른 사람과 함께 꿀 수 있는 꿈을 찾은 다음 그 꿈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는 뜻이다. 필요조건이다. 물론 뜻대로 되리란 법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하는 것을 자유라 부른다. 어떤 것이 어떻게 피어날지 몰라 궁금했던 것 뿐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저 아름다운 꿈이다. 나도 실제로는 세종이 장영실을 버렸으리라 생각하니까. 생물학적으로만 죽인 것이 아니라 철저히 역사적으로 죽였다는 사실로부터는. 연산이 김처선을 죽였듯. 천것에게 비위가 상한 군주의 사형 방식이란 존재 자체를 지울 수 있다는 위력을 보이는 것. 끔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