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호 (Hur, Jin-ho, 2019) 천문: 하늘에 묻는다 Forbidden Dream
조성우 곡 (2020) 문풍지에 별과 꿈을 새기다
대화가 이 정도는 통해야 대화를 하든 말든 하지.
같은 꿈을 꾼다는 것의 의미를 알려면 그 꿈을 알고 공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같은 꿈을 꾼다는 것은, 같은 것을 보면서도 내가 보는 것과 그가 보는 것이 다름을 알고 그는 그의 길로 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나의 길로 가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 길의 끝에서 만나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길에서 새로 보이는 것들을 그때마다 서로 들려 주고 듣는 것이다. 그러면 한마음이 된다. 폭발하듯 커진다.
그렇게 같은 마음이 되는 기분이 어떠한지 나도 안다. 평생 한 번도 못 겪어 보고 죽는 사람도 많으니 이미 나는 행복한 걸까? 아니면 다시 느끼지 못해 늘 허덕이는, 다른 것은 보지 못하고 이것만 찾아 헤매며 사는 삶이란 가여운 걸까?
착해야 머리가 좋다. 아이큐나 지식과는 무관하다. 남들이 하찮게 여기는 것에서 귀함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남들이 못쓸 것이라 버리기 바쁜 것들이, 누군가 가만히 간직하는 것조차 견디지 못해 갖은 비난과 공격을 퍼붓고 틈만 나면 부수고 죽이려는 것들이 실은 얼마나 소중한지를 안다면, 그 상황 자체가 그것들을 사수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목숨을 걸고 지켜야만(武) 하는 것이 있으면 없던 능력들이 생기고, 게다가 어떤 처지에 있더라도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포기를 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절대로 머리가 좋아진다.
다른 수작들은 뻔히 읽히기 때문에 웃음이 나는 것이다. 치루는 대가가 무엇인지 헤아리지 못하거나 구원 받으리라 믿거나 보상을 기다리거나 고통을 고통으로 느끼지 못할 만큼 모자라서가 아니다. 그것은 우월감에서 나오는 냉소나 비웃음이 아닌 그냥 단순한 웃음이다. 의무나 희생이 아니었듯이 행운도 능력도 아닌,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강요나 폭력 속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사실과 그 방법을 알기 때문이다. 착하면 세상은 그를 절박하게 만든다. 절박한 상황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고 그 상황을 바꾸기로 결정하는 순간부터, 소중한 것을 반드시 살리겠다고 결심할 때, 상황이 불리하고 위험할수록 더욱 머리가 좋아지기 시작하는 것은 사람을 만든 자연의 이치다. 물론 뜻대로 되리란 법은 당연히 없다. 현실을 뛰어넘을 수 있게 되어서가 아니라 모든 것들이 그대로 드러나 눈에 훤히 보이게 되면 웃음이 나는 것이 사람이란 종의 이상한 특징이다. 웃을 수 있는 것은 조건이 좋아서든 능력이 뛰어나서든 여유가 있기 때문이거나 또는 미쳤기 때문이라고 여기는 그 생각이 읽힐 때마다 사람으로 태어나 왜 사람으로 살지 않는지 궁금할 뿐이다.
그래서 착하다는 것은 다른 사람과 함께 꿀 수 있는 꿈을 찾은 다음 그 꿈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는 뜻이다. 필요조건이다. 물론 뜻대로 되리란 법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하는 것을 자유라 부른다. 어떤 것이 어떻게 피어날지 몰라 궁금했던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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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영화는 그저 아름다운 꿈이다. 나도 실제로는 세종이 장영실을 버렸으리라 생각하니까. 생물학적으로만 죽인 것이 아니라 철저히 역사적으로 죽였다는 사실로부터는. 연산이 김처선을 죽였듯. 천것에게 비위가 상한 군주의 사형 방식이란 존재 자체를 지울 수 있다는 위력을 보이는 것.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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