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글 창고
아침에 쌓았다가
저녁에 열어보면 빈 창고
낑낑대고 만들어서
어렵게 들여 놓으면
다음날 도망가고 없는 글 창고
영감 눈치 보고 사위 눈치 보고
손자 녀석 눈치 봐가며
열심히 만들어서 쌓아두어도
며칠 후 열어보면 빈 창고
그래도 언젠가 열어보면
서울도 있고 광주도 있고
농협도 있고 우체국도 있는
도깨비 글 창고
* 2015년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특별상
* 2015-09-01 [완도신문] 천여임 씨 전국성인문해교육 시화전 특별상 수상
* https://en.wikipedia.org/wiki/Dokkaebi
내 창고는 며칠은 커녕 하루도 안 가고, 한 칸 뛸 때마다, 줄 바뀌는 순간마다 비어요. 음소마다 눈에는 안 보이지만 깨알같은 도깨비들이 있어요. 소리 내어 외면 겨우 한 톨씩 쌓여요. 그러다 책장 넘기면 또 싹 사라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