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bretto by Myfanwy Piper
based on Henry James (1898) 나사의 회전
Kamerorkest van de Munt (Orchestre de chambre de la Monnaie) / Ben Glassberg
아무리 사랑을 받아도 동정을 얻지 못하면 굶주린 것 같은 상태에 이르는 여자가 있다. 아무리 인정을 받아도 굴복을 얻지 못하면 늪에 빠진 것 같은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남자가 있다. '인간적인 모든 것은 내게 낯설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정신도 괜찮겠지만, 이해하기가 너무 어려운 채로 남겨 두는 것들이 있는 삶도 꼭 나쁘지만은 않겠다. 규칙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캐릭터일수록 자기 연극에 강제로 출연시키는 재미가 있고 그러한 상대일수록 더 공들여 좌절시키는 보람을 느끼기에 우선적 표적이 된다는 문제가 있기는 한데. 이들은 자신의 목적만 빼고 다른 모든 것들을 거는 집요한 특성이 있기에 파괴당하지 않으려면 좀 피곤하더라도 잘 도망다니는 수밖에. 서로 찰떡궁합으로 보이니 부디 나처럼 지루한 부류는 놔두고 그냥 효율적으로 저들끼리 잘 살면 될 텐데. 원작도 영화들도 본 적이 없지만, '나사의 회전'과 '여인의 초상'이 한 쌍이 된다면 행복하지 않겠나.
음악과 무대가 참 훌륭한 공연. 취향은 아니지만. 니홍이나 잉글랜드나. 상습적 피해자로서 위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