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면 똑같은 내 방 또 하루가 시작이 되고
숨을 쉴 뿐 별 의미도 없이 또 그렇게 지나가겠지
한 장 또 한 장 벽의 달력은 단 한번도 쉼 없이 넘어가는데
초조해진 맘 한구석에선 멀어져 가는 꿈이 안녕을 말하네
나 천천히 혼자 메말라 가는 느낌뿐이야
언덕 넘어 붉은 해가 지고 땅거미가 내려올 무렵
아이들은 바삐 집으로 가 TV 앞에 모이곤 했었지
매일 저녁 그 만화 안에선 언제나 정의가 이기는 세상과
죽지 않고 비굴하지 않은 나의 영웅이 하늘을 날았지
다시 돌아가고픈 내 기억 속의 완전한 세계여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영웅을 맘에 갖고 있어
유치하다고 말하는 건 더 이상의 꿈이 없어졌기 때문이야
그의 말투를 따라하며 그의 행동을 흉내내 보기도 해
그가 가진 생각들과 그의 뒷모습을 맘속에 새겨 두고서
보자기를 하나 목에 메고 골목을 뛰며 수퍼맨이 되던 그때와
책상과 필통 안에 붙은 머리 긴 록 스타와 위인들의 사진들
이제는 나도 어른이 되어 그들과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그들이 내게 가르쳐준 모든 것을 가끔씩은 기억하려고 해
세상에 속한 모든 일은 너 자신을 믿는 데서 시작하는 거야
남과 나를 비교하는 것은 완전히 바보 같은 일일 뿐이야
그대 현실 앞에 한없이 작아질 때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영웅을 만나요
무릎을 꿇느니 죽음을 택하던 그들, 언제나 당신 안에 깊은 곳에 그 영웅들이
잠들어 있어요, 그대를 지키며 그대를 믿으며
떨린다. 무서워서. 꼭 이렇게 살아? 기어이 또.
이렇게 살면 떨려. 아드레날린이 공짜로 나와.
아빠도 없고, 마왕도 없고, 아빠의 캔버스와 마왕의 음악만 있다.
변명도 불만도 한번도 들은 기억이 없는데, 나는 자꾸 변명하고 불만은 이젠 습관이 되었다.
절대 맘에 안 드니까.
그럴 여력 없게, 다시 부들부들 떨면서 날마다 피땀 흘리면서 죽을 때까지 살래.
나에게는 추운 절박함을, 남에게는 작은 웃음을.
나의 영웅들이 그랬던 것처럼.
기억 속에서 살 바에는 만화 속에서 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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