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ugust 29, 2020

Heinrich F. Plett

따라하면 되는 사람을 찾았다. 하인리히 플렛. 

Heinrich F. Plett (2000) Systematische Rhetorik: Konzepte und Analysen  

원서를 구하지 못했는데, 한글판보다 1년 늦게 출판된 영역본은 구했다. 

그렇지만, 실은 재발견이다. 정확하게는 세 번째랄까. 

석사 과정 때였던 것 같다. 랩실에 늘 그렇듯 혼자 있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던 기억이 있다. 그때 심장이 오그라들고 팔다리가 긴장했던 감각이 선명 떠오른다. 이 사람한테 가야겠다고. 

그런데 이미 퇴직한 것 같았다. 게다가 연구 논문 목록에서 '수사학'이라니, 심지어 '중세'라니 하여 좌절감에 앞서 의문스러움이 가득해졌던 기억도 난다. 그때가 처음으로 내가 '비교문학 전공자'를 무서워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후로 몇 번 되풀이되면서 내게 비교문학은 신화보다 더한 계시록의 인상으로 자리잡았다.     

그때 발견했던 논문이 정확히 무엇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나중에 다시 찾아보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무튼 그 처음의 발견을 싹 잊어버린 채 그저 제목의 앞단어에 끌려 국역본을 장바구니에 담아 두고, 뒷단어에 막혀 도대체 지난 몇 년을 보냈었는지, 불과 사흘 전 이 책을 이 시점에서 주문하고 있는 나를 저지해 줄 힘이 좀 어디에 없을까, 했는데... 월경으로 거의 퇴폐적 날들을 보내고 있는 이제야 이 분이 오셨다. 이런 순간 전화했던 그 사람이 지금은 왜 없다. 외로움을 잘 타지 않는 것은 나의 증상일 뿐인데, 내가 어느 만큼 외로웠는지, 그게 이십 년이나 되었음이 어이가 없는지 염치가 없어야 하는지 하는 걸... 더 이상 외롭지 않게 된 순간에야 깨닫게 되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하던 사람이 왜 없는지 모른다.   

아무튼 플렛은 자신의 말을 당연히 실천했다. 

Heinrich F. Plett (2012) Enargeia in Classical Antiquity and the Early Modern Age: The Aesthetics of Evidence

나도 따라가면 된다. 드디어. 


그런데 이제 기력이 없는 것 같아. 아빠랑 얘기를 못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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