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anuary 08, 2018

Thupten Jinpa (2017) Science and Philosophy in the Indian Buddhist Classics - Volume 1: The Physical World


어젯밤 달라이 라마의 트윗에 담긴 영상을 스크랩해 두었다가,


오늘 보고 감이 와서 바로 샀다. 그 이유는 정확히 아래와 같다. (이 프랑스인이 남아시아라고 부른 곳에 국한되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을 지적해야겠지만.)
“The genesis of science that took place in South Asia was just as demanding in terms of empirical accuracy, explanatory standards, and theoretical ingenuity as science in the West. Unlike modern science, however, it included the experience of meditation among its basic sources of knowledge. This broadening of the empirical horizon promises to trigger a new Renaissance. We are fortunate that the editors here have offered us such a clear presentation of this exceptional resource."
--- Michel Bitbol, CNRS (The National Center for Scientific Research(Research), Paris
달라이 라마가 서문에서 인용한 문구:
Monks and scholars, just as you test gold
by burning, cutting, and polishing it,
so too well examine my speech.
Do not accept it merely out of respect.
--- Buddha

Dalai Lama: The Buddha says, we must test its validity for ourselves through experimentation and the use of reason. The testimony of scriptures alone is not sufficient. This profound advice demonstrates the centrality of sound reasoning when it comes to exploring the question of reality.

정신분석학의 임상조사, 인지심리학의 실험분석, 현대물리학의 발견들, 현대형이상학과 논리적 모순을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그 결과들을 해석적으로 포괄가능한 사유체계로 불교의 존재는 독보적이다. (와이트헤드도 있지만.) 이 사실이 확인되는 순간들의 개인적이고 지극히 내면적인 경험은 잊혀질 수가 없다. '불교논리학'의 선도지가 놀랍게도 '아직' 오스트리아임을 최근 알게 되었다. 아직인 이유가 대충 짐작이 간다.


+
유교 연구의 중심은 이제는 무슨 쐐기라도 박듯이 이론의 여지없이 하버드-옌칭 연구소이다. 재작년에 마지막으로 확인한 결과 [논어]의 영역이 이제는 여러 대학에서 강의마다(대학원도 학부 전공도 아닌 학부 교양 강의에서까지) 새로 이루어지고 초벌 원고가 공개되어 학계를 넘어선 토론을 유도한다. (즉 3세대 연구자들이 활발히 독립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고, 자연히 이들은 수도 많다. 더 이상 동경대와 국립대만대에서 교수와 박사들을 수입해 가지 않아도 되게 된 것이다.) '군자'가 noble men이나 gentleman이 아니라 junzi로 번역되는 경우가 더 많아졌고, 그 주석을 보면 고대 그리스 철학의 유사 개념들과의 차이를 상술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불과 십여 년 전에야 책의 형태로 출간된 최신의 고고학, 문헌학, 문자학의 공동 연구 성과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니까, 미국에서 (세계초특급이 아닌 대학의) 경영학을 전공하는 스무 살의 학생이 선택교양 강의에서 배워 알고 있는 내용이 이 정도 수준이다. (솔직히 내가 논어를 본문만이라도 당장 외워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은 이것을 알게 된 순간이었는데, 여태 반도 못 외우고 있지만.) 일례로 仁의 어원 전개 과정에 대한 학계의 최신의 합의 내용을 살펴보려면 영어 텍스트를 배제하고서는 너무나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일면이겠으나, 한국에 갑골문 학자는 지금까지도 몇 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는데.) 중국의 유교와 일본의 유교와 한국의 유교의 사상사적 차이와 문화적 차이를 이론적으로 가장 엄밀하게 분석하고 있는 것은 현재 미국인들이고, 그들은 이것이 조선 전기와 후기의 여성의 지위 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그러한 미시사적 응용분야의) 학술서 등등을 이미 일반 서점에 단행본으로 출간했을 만큼 성숙한 단계를 지났다. (단행본 출간이란 의미가 대충, 학계에서는 숱한 논문과 토론이 집적되어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가지는 동의에 이르러 십 년 전에 정리된 것이라고 봤을 때, 자연계에서는 이쯤 되면 나머지 연구자들은 이제 다른 영역을 알아봐야 하는데, 인문학계는 좀 다르려나?) 고전번역원이 생긴 지 얼마 안 된 것 같았는데 요즘 출간 목록이 폭발하고 있는 것을 보고 '한강의 기적'급 속도감이 느껴지긴 했다. 그 내실을 알아볼 역량이 내게 없으니 따질 일도 아니고 일단 희망이 생기긴 하는데, 지고한 시간을 바쳐야만 하고 대를 이어 가야만 되고 평생을 바쳐 봐야 고작 일원으로 사라져도 간신히 이루어지는 종류의 작업들도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