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March 24, 2021

damn

Arnheim도 Birkhoff 인용했다. 일 년도 전에 급하다고 굳이 구입한 책에서. 그럼 그렇지.   

읽을 목록을 결정하기 위한 읽기부터 할 수밖에 없으니, 꼭 읽어야 할 것이 분명한 텍스트들을 먼저 우선 순위에 올리다 보니 정작 시간 순서에 제일 뒤로 밀리게 된 아이러니. 이게 바로 하드웨어 수준의 Stack이랄까. 몸소 체험하니 신기하네. 된장쌈장. 

아니, 이쯤이 평범한 대학원 2년차의 정상 상태인데, 이제 와서 어쩌라고. 

하기는 페이퍼 리뷰와 세미나가 없는 대학원 과정이 세계 어디에 또 있겠나? 사전적 정의와 맞지 않는데. 아무리 못해도 시늉은 하던데, 여기는 시늉하는 시늉조차 안 하는, 등록금 장사 에듀마피아. 직장 다니면서 아이 키우면서 취미 활동하면서 체력 남고 돈 많으면 다니는 곳. 

언님은 하루 10시간 작업한다고 자랑 글을 올렸는데, 나는 14시간 공부한 날에도 그 중에 연구라고 취급해 줄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생각하며 탄식만 나온다. 21세기에 팔자 좋게 르네상스맨의 한가로움을 누리는 교양 비만 식충이의 삶. 

외국인 관광객에 도서관 자료 열람이 허용된 학교들을 두고 재학생에 도서관 건물 출입마저 금지시킨 돈독이 무섭게 오른 영업점에 또다시 발길 들인 내 죄가 무겁지. 어쩔 수 없이 다녀올 때마다 몸살과 멀미에 시달린다. 절판된 책 제본이라도 해 두자며 필사적으로 의미를 찾는다. 나도 사람이라면서.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변명하지 않고. 15년 전부터 그렇게 살았잖아, 뭘. 


못 (2004, 비선형:#11) 나의 절망을 바라는 당신에게


"바라는"을 빼고 적다니! 허겁. 못의 속 깊은 위로를 저주로 바꿔 버린 난... 설마 이거 프로이트적 실수는 아니겠지?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