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February 24, 2021

Roger & Brian Eno (2020) Mixing Colours

Roger & Brian Eno (2020, Mixing Color: #07) Deep Sienna 
video: Juan Lesta


앨범 전체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은 deep sienna인데, 좀 Arvo Pärt스럽기는 하지만. :p 드로잉에 van dyke, sepia 다음으로 좋아하는 색이기도 하고. 조금씩 빠르게 빨려드는 힘과 뜻밖에 만난 자유로움. 우주의 무한을 달콤하게 맛보는 안전한 폐곡선들의 구속된 해방감. 수성 잉크가 부리는 위기 탈출의 기지가 남긴 우연의 신비한 효과와 동화. 직조가 완성되는 순간은 질감이 지루해지기 직전이다. 그때까지 가서도 그 전에 끝내서도 안 돼. 통로는 그 사이에 기하학의 시간에만 있으니까.     

이미지와 가장 잘 맞게 느껴지는 곡은 celeste. 투명하면서도 익어 있고 군데군데 긴장이 묻어 나는, an early teenage girl의 색. 닿지 못한 것이 아련할 때 쏟아지는 고통. 중딩 때 생각이 나. 밤새 폭우 속에 순종적으로 벌을 서는 연약한 신체를 비집고 반전의 기지개를 켜는 보석 같은 금단의 정신. 밝은 곳의 눈들이 보지 못해 드러나 있어도 숨겨지는 작은 별빛에 새겨지는 폭력의 궤적. 그러한 방식으로 없앨 수 있는 생명력이 아님을 모르는 어리석음 또는 시샘의 대상. 그냥 알고 있기로 한 attitude의 씨앗이 한 톨 두 톨 심어지던. 


Roger & Brian Eno (2020, Mixing Color: #03) Celeste 


=> Mixing Color (Expanded) 전체 M/V 목록 

=> brian-eno.net / youTube 공식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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