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y 24, 2016

oh, my kant!

"오, 나의 칸느님!" 상태에서 벗어난 건 꽤 된 듯도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내가 이러고 있게 만든 가장 직접적인 장본인(張本人), 내 인생의 경로를 바꾼 가장 위력적인 한 사람. "캄캄한 앞으로의 고생길은 다 당신 때문이란 말야!"래도 전혀 책임지지 않겠지만.

대부분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많이 좋아한다는 점에서 예외적인 학자. (대부분 동감하니까 자연히 많이 좋아하는 라이프니츠 님, 너무 우월해서 감히 좋아하는 흄 등과 대조된다.) 그에 관해서만큼은 상대가 칸트 전공이 아닌 이상 절대 지지 않겠다는 호승심에 벅찬 편애의 대상. 이해하기도 어렵지만 오해하기도 어려워서, 배울 때 무지 즐거운 철학자. 틀린 것도 많지만, 빈 틈이 너무 많아서 아직도 나까지 나서서 채워 줘야 하니까 더 사랑스러운 대가. 고대와 현대, 서양과 동양, 철학과 과학, 자연과 문화, 논리와 감성 등등 어떤 축이든 가로지르려고 할 때 양단을 건너게 해 주는 전천후 트랜스포터. 만인의 source.

라틴어만 빼고 필요한 무기들을 어설프게나마 갖춘 지금, 이제 드디어 그의 심장을 꺼내 잡수러 으스스 갑니다.

고통에,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잔인하고, 일 초가 끔찍하게 길고, 다음 숨을 쉬면 다가올 통증이 공포스러웠을 때, 유일하며 위력적이었던 진통제. 견디고 살게 해 주었던 구원의 밧줄. 사랑했던 한 사람의 우주를 조금은 대신해 주었던 세계.

과연 몇천 번이나 벽하고 씨름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살아 있는 한 끝날 때까지 간다.

thanks to: how to read KrV


https://de.wikipedia.org/wiki/Kritik_der_reinen_Vernun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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