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Sinfonieorchester (Frankfurt Radio Symphony) / Alain Altinoglu conductor
2023-02-24 hr-Sinfoniekonzert ∙ Alte Oper Frankfurt
우울증이 심각하구나. 내 처지는 궁색한데 아무래도 무리를 해서라도 긍정적인 기운을 주는 것이 의무라는 판단이 들어서 아무도 시키지 않은 영끌 감정 노동을 너무 한데다, 물리적 통증이 열 달 넘게 지속되니 버티지를 못한 것 같다. 무엇보다 지속되는 상대적 박탈감. 재학생 조교들도 졸업생/강사 연구원들도 매일 종일 자기 연구로 각자 지도교수님께 부대끼느라 바쁜 장면들을 피할 수 없이 봐야만 하다 보니, 십오 년 쌓은 의지가 다 무너짐. 결정적으로, 아무리 그래도 도리상 강의에 먼저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아서 결국 논문 마지막 기회를 포기한 선택도. 그리하여 적어도 앞으로 또 2년, 따지면 3년을 날리고 깜깜해진 시간을 지날 용기가 나지 않게 된 것도. 그래도 내가 힘들다고 남한테 피해를 줄 순 없었어. 나한텐 그게 자존심. (더구나 교수님께서 대학원 강의를 얼마나 준비하시는지 정확히는 몰라도 보아 온 학생으로서는... 왜 대학원 수업을 원생들이 아닌 교수님께서 준비하시는지 아직도 문과는 이해가 힘들지만, 하물며 학부 교양을 어떻게 감히 내가 대충 할 생각이 애당초 불가능...) 하지만 타인에 대한 윤리보다 자기에 대한 윤리가 선행한다던 푸코가 아니라도, 우선 세상이 내가 틀렸다 한다.
원죄는 간단하게, 4년 동안 체력/건강 관리를 방기한 대가를 아직 다 치루지 못해서 발생한 나의 역부족. 난 마냥 무리해도 의지로 다 되는 줄 알았지. 행복한 시절이 갔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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