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y 30, 2022

trust issues


고질적인 pedagophobia의 측면에서 보면 즉각적으로 제어가 안 되는 증상들은 많이 완화되었다. 적어도 지나가는 제삼자가 이상하다는 낌새를 느낄 만한 경우는 거의 없어졌다. 과정에는 물론 나의 의식적인 노력과 엄청난 시간 소모가 필요했지만, 그래도 가능했던 중심에는 이 분의 성품이 있다. reliable. 나와는 무관한. 어쨌든 신체적 고통이 견딜 만한 수준으로 내려가니 꽤 살 것 같다. 이성에서도 의지에서도 벗어나 있는 영역이라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좌절감 자체가 심했는데 어느새 아득한 기억이 되었다. (4년이 걸렸는데 정상적인 대학원이었다면 두어 달이면 됐으리란 계산 때문에 속상함이 남지만 과욕이고. 그저 감사해야지.) 

이어지는 단계라기보다는 아마도 현실적으로 극복할 수 없었던 피해들로 인한 또 다른 병증인 것 같은데... 내가 과민한 건 사실이니까. 어쨌든 너무 기분파시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또는 이유가 잘 추측이 안 되는 어떤 방침상 꼭 번갈아 온탕과 냉탕이신 듯. 경험이 몇 차례 되지가 않아서 확신을 못 했는데, 역시 나의 수행이나 상태와는 무관하신 것 같다. 오히려 반대에 가깝다고 하겠다. 아니. 그렇게라도 원리가 있으면 좋겠다. 처음부터 중간에 아무런 사건도 접촉도 없었는데 극과 극을 오가시곤 했다. 영문을 알 수가 없다. 지적을 하시는 것도 아니고. 난 여기에 정서적으로 완전히 지쳐 버려서 어떤 의욕은 커녕 나 자신을 포기하고 싶어진 정도이고. 혹독했지만 납득할 수 있는 원칙적이고 일관된 피드백과 누구 봐도 문제랄 처사일지라도 그런 경우 확실한 신호와 정직한 의사 표시를 주셨기에 한 번도 마음 다치는 일 없이 견딜 수 있었던, 과거가 자꾸 그리워진다. 그만한 신뢰 관계는 앞으로도 지구에 별로 없으니까. 그만한 집중력과 관심의 대상이 못 된다는 사실은 알겠지만. 당연히 불만도 없지만. 다른 학생들한테도 이렇게 하시지는 않으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괴롭다. 전에는 서러운 정도였는데 그냥 종잡을 수 없는 날씨같은 건가 보다 했는데, 내가 어느새 기대를 갖게 되었는지 이제는 마음을 너무 다친다. 아마 그래도 시간이 가고 쌓이는 게 있으면 안 그러시겠지 하는 희망이 있었나 보다. 나의 부족한 신뢰가 나를 계속 힘들게 한다. 남은 힘이 없고,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무심한 시간으로 해결 안 된다는 것은 이젠 정말 확실해졌다. 이번엔 내가 발광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행태를 발휘했는데 응징하시기보다는 역시 거리를 두기로 하셨는지. 이젠 미화해서 완전 대책 없고 무책임하고 한가롭고 희한한 캐릭터로 찍힌 것 같은데. 말을 못 알아듣는다고나. 제멋대로 오해가 심하다고나. 건방지다고나. 어쩌면... 그냥... 차라리 나도 편해져 버리면 되나? 마음 다치지 말고 순순히 단절. 또는 자유? 아니면 남들처럼 기능화? 그런 게 프로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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