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 같지만, 어제의 달은 Clamp의 애니메이션이나 Poe의 소설에 나올 법한, 프랑켄슈타인이 무덤에서 일어난 밤에 어울릴 만한, 어마어마하게 크고 무시무시하게 붉은 달이었다. 유턴하다가 너무 놀라서 개천으로 날아갈 뻔 하지 않았나.
아마 일생 내게 정신적으로 가장 큰 위로를 주고 있는 것이 하늘이다. 그 중에서도 첫째가 달이고 둘째가 구름쯤 되는 것 같다. 셋째는 하늘에 있지는 않지만, 물인 것 같고. 해는 변덕이 심해서...
그런 달이 어제는 내게 충격을 주었다. 그러니 그 사실이 또 다른 충격이었다. 귀가 도중에 혼자 숨어 네 시간 동안이나 떨어야 했다. 겨우 집에 돌아와 달에게 한 말은 자기동정에 절은 유치한 낭만주의가 아니었다. 그때 나는 너무나 제정신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나가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는데도 외출을 하지 못했다. 지금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아직 일상과 부딪힐 상태가 아니라서 내일이 무섭다. 변명 같지만.
내겐 나을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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