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y 05, 2009

赤月 a red moon


어쩜 그리 놀래키니? 
사고날 뻔 했잖아. 
너 때문이라고 해도 되겠지, 
숨어야 했던 건. 

그런데 꼭 오늘이어야 했어? 
발이 땅에 닿지 않아. 
날아가 버리지 않으려고 얼마나 애쓰고 있는데. 
그렇게 잔인할 필요가 있었어? 

나는 바라만 볼 뿐이야. 
네가 보이지 않아도 불평하지 않아. 
너에겐 내가 보이지 않아. 
알고 있어. 잊지 않아. 

너무 작아서. 너무 멀어서... 
그렇게 너무 많은 이유가 있니? 
모두가 알고 있는데. 그래서 나도 아는데. 
왜 자꾸 말하니?  

감싸 주기를 바란 적 없어. 
어쩌다 남은 온기라도 구걸할 생각조차 한 적 없어. 
그런데 왜 그렇게 무서운 얼굴을 하니? 
들리지도 않게 했는데. 

너에겐 내가 보이지 않아. 
맹세코 그건 괜찮았어. 넌 너일 뿐이니까. 
널 견딜 무엇도 남아 있지 않아. 
마지막 재까지 소진했어. 

그냥 사실을 말하는 거야. 
왜 괜한 짓을 하는 거니? 
보이지 않아서 믿기지 않니? 

네게 보이길 바라는 게 아니야. 
네가 보이길 바라는 게 아니야. 
그렇지만 매일 거기에 있어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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