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February 12, 2006

Whisperings Solo Piano Radio 위스퍼링즈

내가 가장 즐겨듣는 인터넷 라디오 방송은 위스퍼링즈 Whisperings - Solo Piano Radio이다. Live365를 통해 방송하는 인터넷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솔로 피아노 연주곡을 24시간 들을 수 있다. 장르는 뉴에이지를 중심으로 한 순수 창작곡이며 가끔 저작권의 문제가 없는 캐럴이나 민요의 편곡 연주도 들을 수 있다. 나는 iTunes 아이튠즈를 통해 처음 듣게 되었다. iTunes의 왼쪽 메뉴바의 LIBRARY에서 Radio를 선택하고 메인창에서 Classical 부류를 선택하면 열리는 리스트에 있다. 또는 서두의 방송국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고, Live365를 즐겨 방문한다면 그곳 인기 리스트에서 늘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http://solopianoradio.com/


Quiet, Contemplative, and Melodic

사실 내가 음악을 하루종일 틀어 놓는 경우는 별로 없다. 음악을 배경으로 다른 일을 하는 것은 나와는 잘 맞지 않으므로. 그보다는 특정 음악을 듣고 싶을 때 따로 시간을 내어 순수하게 감상만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음악을 생활의 배경으로 삼는 것은 왠지 음악에 대한 모독처럼 느껴진다. 그렇다. 나는 조금은 예술지상주의자이다. 그런데 이 방송 만큼은 온종일 틀어 놓곤 한다. 음악의 성격이 워낙 듣기 편하고 말 그대로 흘러가는 듯 해서 특별한 몰입을 필요로 하기보다는 적당히 환기시켜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북미권을 위주로 한다는 한계를 제외한다면, 다양한 피아노 독주 창작곡들과 연주자들을 무료로 만날 수 있다. 상업 광고 없이.

일반적으로, 피아노 독주곡을 싫어하는 사람은 드물다. 음악에 문외한일수록 음악에 대한 모호한 신비감이나 동경심을 이야기할 때 떠올리는 이미지는 주로 피아노 독주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그러나 실제로 피아노 독주 음반의 판매율은 높지 않은 편이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의 음반이나 대표적인 서양 고전음악 작곡자의 연주집 또는 대중매체를 통해 인기를 얻은 소수의 뉴에이지 작곡가를 제외하면 사정은 더욱 어렵다. 위스퍼링즈는 그러한 소수의 피아노 독주곡 작곡자들을 홍보하기 위해 David Nevue가 설립한 단체가 추진하는 일종의 프로젝트로 시작되었다. 그 자신이 피아니스트이자 작곡자인 데이빗 네뷰는 개인적으로 활동하기를 원하는 (또는 그럴 수밖에 없는) 음악가들이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음악을 홍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기존의 음악 산업이 내주지 않는 시장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2003년 8월 1일 몇몇 피아니스트 친구들의 곡으로 첫방송을 시작하여 지금은 수백 명의 음악가가 참여하게 되었다. 이 음악가들의 홈페이지나 음반 발매 소식 등을 알려주는 블로그 News from All Whisperings Pianists도 있다. 무명의 음악가에 의한 피아노 독주 음반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 주요 목적이지만 때때로 기획 음반을 내기도 하고 종종 지역 콘서트를 개최한다. 진행자가 따로 있지 않아 멘트를 들을 수는 없지만 (이것이 장점이기도.) 플레이어를 통해 음악가와 제목, 음반명을 알 수 있기 때문에 확실히 홍보 효과가 있다고 본다. 나도 방송을 듣다가 곡이 너무 마음에 들어 기억해 두거나 검색을 해 볼 때가 있다.

방송을 오래 듣다 보면 타이틀에 'Music To Quite Your World' 라는 어구에 익숙해진다. 만약 이 프로젝트에 동의하여 저작권에 문제가 없는 개인 음반을 가지고 방송을 통해 소개되고 싶다면, 음악이 조용하고 사색적이며 선율이 아름다워야 한다는 조건이 따른다. whiserings, '속삭임' 이라는 컨셉에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제출 관련 안내가 있다. 신청자의 20% 정도만이 통과될 정도로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청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러한, 튀지 않고 조용하고 평온한 음악들을 감상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루종일 들으면 지루한 감도 없지는 않으나, 하기 싫은 일을 해야만 할 때나 일상의 스트레스로 심란할 때, 잠자리에 들기 직전, 또는 머리가 무거운 아침에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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