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지도를 만들 준비가 끝났다.
출발하기 전에 지도부터 만들어야 하니까. 여기까지 오는데 이렇게까지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 줄곧, 아무리 오랫동안 캄캄하다가도, 한번 불이 켜지면 환하구나. 죽기 전에 도착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두 개의 길을 동시에 갈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장자, 고바야시 히데오, 모토오리 노리나가, 싫어하는 하이데거.
그런데 일본어. (얘네는 대체 왜 정리를 안 할까? 정리하려는 내가 한국인임이라지만. 하지만 내가 자료를 못 찾은 게 아니라 원래 없다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는 것은 엄청난 진전이라서. 더 이상 헛수고는 안 해도 된다는 거니까. 필요한 부품이 특정된 이상 사거나 구할 수 있다. 야생한테 부탁할까...)
유물론 계열 안 봐도 된다는 게 체질상 너무 행복하고.
노리나가, 하이데거는 도구상자에 넣을 게 아니니까 한 조각만 보면 되지 않을까 하면서, 이쯤은 그냥 흔쾌히... 게다가 이미 책장에 있다.
칸트, 한문 또는 중국어는 내가 너무 좋아하니까. 긴 시간 싸움.
준비란 준비일 뿐이지만, 한번 시작되면 중단하지 않는 한 어쨌든 되게 되어 있다는 것을 꽤 많은 경험으로 안다. 그리고 준비가 끝나면, 반은 끝난 거다, 라고 하는 것도.
이제는 너무 눈이 부셔서 여전히 잘 안 보이게 되었지만, 익숙해지면, 익숙해지기만 하면 되니까. 마음이 바빠졌다. 하지만 문이 열렸다.
아빠, 기다려.
밤 샌 다음 밤인데 잠이 안 온다.
그런데 이게 다 공자님 덕분이라는 거.
덕분에 겨우 장자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요.
전에는 형이상학, 서구식으로 존재론으로 보였는데, 이제 미학이 보여요.
바로 그 "현대적" "미학"이.
장님이 따로 없었다...
오늘의 교훈: 공맹을 이해해야 장자가 읽힌다. 이때 덤으로 불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장자를 이해하면 노자가 술술 읽힌다. 서로 통하지만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오늘의 잡설: 현대인은 유가를 법가처럼, 묵가를 그리스도교로, 노자를 장자적으로, 장자를 불교식으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의의로 도교는 생각보다는 더 도가적인 것이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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